존재 중심 질문이 바꾸는 일터, 번아웃 27% 감소 효과

존재 중심 질문이 조직문화 혁신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번아웃으로 고통 받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성과 압박에서 벗어나 사람의 ‘존재’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대화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일,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최근 팀원 한 명이 퇴사 후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분명 그는 성과도 좋고, 문제없어 보였는데….” A사 인사팀장 김 모 씨의 고백이다. 겉으로 보기에 평온했던 팀 내부에서 ‘조용한 번아웃’이 번지고 있었던 것이다.

실적 중심의 조직 문화에 피로감을 느낀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직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성과에 대한 압박’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로와 감정노동, 애매한 소통 구조 속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말은 종종 “나를 지우라”는 압박으로 받아 들여진다.

존재 중심 질문이 조직 문화를 바꾸다

하지만 최근 일부 기업들이 성과보다 ‘존재’를 묻는 질문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지금 이 일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당신의 가치와 일 사이의 간극은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넘어서, 코칭 기반 대화의 핵심 기술(PCC 수준)에서 출발한다.

국제코칭연맹(ICF)의 핵심역량 중 하나인 ‘존재 중심 질문’은 단순한 업무 피드백이 아닌, 사람이 왜 그 일을 하는가를 스스로 발견하게 돕는 방식이다. 이른바 ‘존재를 여는 질문의 기술’이다.

무조건 성과를 강조하는 대화는 사람을 도구화합니다. 반면 존재를 묻는 질문은 일의 본질과 가치를 되찾게 하죠. 코칭 기반 대화가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는 핵심 요소이다.

기업들의 변화 움직임

B기업은 올해부터 관리자 교육에 코칭 기반 질문 훈련을 도입했다. 6개월간 전 관리자 200여 명이 ‘존재 중심 질문’ 워크숍에 참여했으며, 그 결과 중간관리자들이 “성과가 아니라 사람을 보는 감각”을 익혔다. 이 기업의 내부 조사에 따르면 구성원 몰입도와 조직 만족도가 교육 전보다 27% 높아졌다는 결과도 있었다.

“처음에는 ‘또 하나의 스킬’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팀원들의 깊은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리더십 자체가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B기업 마케팅팀 팀장 이 모 씨의 말이다.

C그룹은 더 나아가 ‘존재 중심 1:1 미팅’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기존의 업무 보고와 성과 평가 중심 면담을 넘어, 직원들의 가치관과 동기, 일의 의미를 깊이 있게 나누는 자리다. 이 회사 인사 담당자는 “퇴사율이 전년 대비 15% 감소했고, 특히 입사 2~3년 차 직원들의 이직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